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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법인/동문

[동문 인터뷰] 제4회 변호사시험 합격 이민영(법 05), 이민주(법 06) 동문

[동문 인터뷰]

제4회 변호사시험 합격 이민영(법 05), 이민주(법 06) 동문 



햇살이 화창한 9월 셋째 주 금요일 오후.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후 제4회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신 이민영, 이민주 변호사님을 만났다. 변호사 시험 합격 후, 모교인 숙명여자대학교의 감사실에서 학교 자문, 특별감사, 정관 등 규정에 관련된 업무를 수습하고 계셔 바쁘신 와중에도 귀한 시간을 내주셨다.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셨던 이민영, 이민주 변호사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06 이민주 동문)

   


1. 숙명여자대학교를 졸업하신 선배님께 학교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유익한 활동은 어떤 것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민영: 법과대학의 학회인 ‘법지’에서 고시정보란 기자로 활동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현재는 그 명칭이 진로정보란으로 바뀌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문예부 활동을 하며 작문은 해봤지만, 기사를 작성해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기사의 경우, 시나 수필을 쓰는 것과는 다른 매력이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각 란별로 지면을 분배하고 그 안에서도 각자의 분량을 나눠서 주제를 정해 기사를 쓰고, 교정에 교정을 거치는 일련의 과정 모두가 힘들고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지만, 그래서인지 ‘법지’가 완성되었을 때 그 기쁨이 더욱 크게 느껴졌습니다.


민주: 학교의 지원 아래 본교나 우리나라의 비전을 주제로 3명이 한 팀이 되어 기획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글로벌 탐방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활동한 기억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호주 멜버른의 대학에서 어학수업도 받고, 자체적으로 기획했던 eco-tourism 및 자연보호활동, 호주 국경일 기념 거리행진, Korean night 공연 등 다양한 경험을 했습니다. 소중한 경험이었고, 현재까지도 제가 생활하는데 큰 에너지가 됩니다. 또 대학시절 학교 근처에 있는 저소득층 아동 지원교사로 활동한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때로는 몸이 힘들었지만, 점점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마음만은 행복했습니다.







2. 로스쿨 진학을 언제 결정하셨는지, 또 그 동기는 무엇인지 묻고 싶고, 현재 어떻게 우리 대학에서 근무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민영: 마지막 학기, 그중에서도 졸업 무렵에 로스쿨 진학을 결정했습니다. 처음 숙명여자대학교에 입학해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1학년 때부터 사법시험을 목표로 공부를 해왔었습니다. 그러던 중 로스쿨 제도가 도입되었고, 졸업 시기에 사법시험을 준비할 것인지 로스쿨 진학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고민해야만 했습니다. 고민 끝에 로스쿨에 진학하는 것이 제 공부 방식에 더 알맞겠다고 판단해 로스쿨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민주: 로스쿨 진학을 결정한 것은 대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1학년 때 신나게 놀다가 처음 받은 학점에 충격을 받고, 2학년이 되어 학업에 매진한 결과 올 A+이 나왔습니다. 최우등상을 받으니 타이틀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생겨서 꾸준히 공부를 했습니다. 다만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은 스스로 학기 중엔 학업에 매진하고 방학은 즐기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서 사법시험에 도전할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2학년 여름방학때 법학전문대학원 제도 도입소식을 접하였는데, 학교 다니듯 학기와 방학이 나누어져 있고 동기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며 공부하는 과정이라 잘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겨 진학을 결정했습니다. 


우리 대학에서 근무하게 된 계기를 말씀드리면, 변호사시험 합격 후 합격자는 6개월간 의무적으로 실무수습을 하여야 합니다. 6개월의 수습을 마치면, 단독으로 소송대리가 가능하고 변호사 개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 학교도 올 해 부터 법무부가 지정하는 법률사무종사기관으로 등록이 되었으므로 변호사시험 합격 후 학교에서 실무수습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저희도 학교 감사실에서, 학교 각 부처의 요청에 따른 법률자문업무, 학교 구성원의 비위사실에 관한 제보에 따른 특별감사업무, 정관 등 규정 개정 업무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3. 로스쿨 진학을 위해 공부뿐만이 아니라 어떠한 노력을 하셨는지 구체적으로 듣고 싶습니다. 


민영: 로스쿨 진학을 위해서는 학점, 영어, 법학적성시험(LEET)뿐만 아니라 자기소개서 등 정성점수도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제가 잘할 수 있는 활동, 지금까지의 이력과 잘 어울릴 수 있는 활동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신문사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좋겠다는 결정을 했고 신문사에서 잠시 아르바이트를 하였습니다. 공부 외에 특별한 이력이 없었지만, “고등학교 때 문예부 활동, 대학교 때 법지 활동, 신문사 아르바이트” 이 세 가지 요소를 자기소개서에 잘 녹여 적은 것이 로스쿨 진학을 함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물론, 로스쿨 진학을 생각하고 미리 많은 준비를 한 후배들도 있겠지만, 저처럼 공부 외에 다른 활동 사항이 부족한 후배들의 경우에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본인이 경험한 작은 일이라도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는 지가 더 중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 로스쿨 입시과정에서 원서접수기간에는 제가 지원하는 학교가 원하는 인재 상을 파악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학교마다 법학 실력이나 학벌 등 우선적으로 보는 기준들이 각각 다르고 매년 변화하기 때문에 학교 별로 선배들에게 정보를 얻어 지원한 학교의 합격률을 높이려고 했습니다. 이 때 다양한 학부로 구성된 면접 스터디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한편, 후배들이 진학할 시기에는 제가 진학을 위해 준비하였던 방식과는 조금 달라질 것인데, 법학과목 학점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법대생은 다른 요소보다도 법학기본과목의 학점을 주된 평가요소로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후배들이 지금 하는 법학공부가 로스쿨 입시 준비와 별도라는 생각을 버리고, 법학 기본기를 쌓는데 집중하시면 좋겠습니다. 


4. 로스쿨 진학 준비 중 가장 힘들었던 기억과 그것을 극복한 방법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민주: 로스쿨 진학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마음 관리였던 것 같습니다. 로스쿨 입시가 성적만으로 줄 세우는 것이 아니라 학교마다 선호하는 인재 상도 다르고, 그 해마다 경쟁률도 다르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운빨’이 작용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지인 중에는 지방 사립대 로스쿨에는 떨어지고 성균관대 로스쿨은 붙고, 시립대로스쿨은 떨어지고 서울대로스쿨에 붙은 케이스도 있습니다. 이렇듯 그 누구도 합격을 장담할 수 없다는 데서 오는 불안감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순간마다 변호사가 되어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나름대로 기준을 잡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롤 모델로 생각하는 법조인의 삶도 곱씹어보고 법조인이 되어야 하는 당위성을 스스로 부여하려고 노력하며 ‘나는 되는 사람이다.’라는 자기암시를 하였습니다. 



5. 법학이라는 학문이 광범위하고 공부해야 하는 양이 많은데, 3년 동안 로스쿨에서 배우는 교육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로스쿨에서는 기본적으로 1학년 때 헌법, 민법, 형법과 같은 기본과목을 배웁니다. 그리고 2학년이 되면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상법과 같은 후사법과 연습 과목을 배웁니다. 학부와 다를 바 없지만, 진도를 끝까지 나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시 공부를 안 해본 사람이라면 갑작스러운 공부 강도에 적응을 못 할 수 있기 때문에 매일매일 공부하는 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기본과목 외에는 민사집행법, 검찰실무1·2, 민사·형사재판실무, 요건사실론, 법문서작성, 민사·형사변호사실무 등의 실무과목과 민사법·공법·형사법기록의 기록형 수업이 있습니다. 미국법, 중국법, 일본법, EU법, 국제계약법 등의 원어 강의도 진행되고, 지방재정법, 경제법, 환경법, 국제거래법, 노동법, 세법, 국제법 등의 선택법도 배우게 됩니다. 또, 방학기간을 통해 법원, 검찰, 로펌이나 공공기관으로 실무수습을 나가게 됩니다.



6. 로스쿨 졸업 후에 변호사 시험에서 합격할 수 있었던 비법은 무엇이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민영: 수업을 잘 따라가면서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로스쿨에서는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공부를 많이 하게 되는데, 스터디그룹이라는 것이 모든 사람의 공부 속도나 방식에 맞출 수 없기 때문에 그 진도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차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도 그랬고, 그래서 3학년 때에는 스터디그룹에 참여하지 않고 저에게 맞는 계획을 세워 공부하였는데, 그때가 마음도 편하고 훨씬 공부도 많이 되었습니다.

또한, 공부를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슬럼프에 빠지게 됩니다. 사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번이 아닌 여러 번의 슬럼프를 겪게 되는데 이를 잘 극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의 경우는 슬럼프로 인해 공부가 안될 때는 과감히 다른 일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잠시 다른 일을 하며 지내면 다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물론, 공부를 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다시 펜을 잡고 공부를 시작해서 페이스를 끌어올리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민주: 로스쿨 입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는 비법보다는 ‘정도’를 말해주고 싶습니다. 실력 있는 사람이 변수로 불합격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력이 없는 사람이 합격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합격이라는 결과는 기본에 충실한 공부를 한 시간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간혹 학점을 따기 위해서 실무과목 등을 수강하지 않고, 학사 엄정화가 완화 적용되는 원어 과목 위주로 들으며 학점관리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 변호사 시험의 결과가 대체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에 ‘정공법’으로 변호사 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과목 위주로 충실히 공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로스쿨 생활과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에 가정환경이 좋지 않아 순탄치 않은 생활을 하였고, 강도 높은 공부와 치열한 경쟁 생활의 병행이 쉽지 않아서 매 순간이 제게는 고비였습니다. 그래서 공부시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 대부분이 잠든 시간에 공부를 시작하여 아침에 하늘을 올려다보며 방으로 오곤 하였는데, 힘이 든다는 생각이 들려고 하면  ‘지금 힘든 건 그저 그런 변호사가 아닌, 사람들을 품어줄 수 있는 마음이 큰 사람이 되라는 것이야.’라고 되뇌이며 하루하루 보내어 합격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7. 변호사가 되기 위해 숙명여자대학교 후배들이 갖춰야 할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민영: 숙명여자대학교 후배들이 자신감을 가졌으면 합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어디에서든 열정적이고 자신의 일을 잘해나가는 것 같습니다. 로스쿨 시절에도 숙명여자대학교 동문이 꽤 많았는데, 모두 예쁘고 열심히 한다는 소문이 났었습니다. 그 정도로 우리 학교 학생들은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다들 자신감을 바탕으로 노력한다면 변호사라는 꿈 또한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민주: 변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벌 서열에 갇히지 말고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 공부하고 생활하는 데 있어서도 수동적으로 이끌려가지 않고 주체적으로 자신 스스로가 이끌어 갈 수 있는 ‘적극성’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8. 앞으로 선배님께서는 어떠한 변호사가 되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민영: 인생을 살아오며 항상 어디서든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자, 보람된 삶을 살자는 마음으로 매사에 임했습니다. 이것은 제가 변호사로서 살아가든 다른 일을 하든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제 위치에서 누구에게든 어디서든 도움과 보탬이 되는 변호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민주: 어떠한 ‘변호사’가 되겠다고 생각하기 이전에 세상을 ‘선(善)’이 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이 먼저 되고 싶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할까에 대한 선택지 중 ‘변호사’로 좁혀진 지금, ‘유능하고 따뜻한 변호사’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논리, 법리로만 무장하기보다는 진정성을 갖고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사람들을 치유해줄 수 있는 변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9. 앞으로 로스쿨 진학을 목표로 하는 숙명여자대학교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민영: 해가 갈수록 로스쿨에 진학하여 공부하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하는 일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가 봐왔던 숙명여자대학교의 선배님들, 동기들, 후배들은 모두 잘해나갔기 때문에 현재 로스쿨 진학을 목표로 하는 후배들도 분명히 잘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꿈을 이루기 힘들어졌다는 이유로 시작도 하지 않고 포기하기보다 자신을 믿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길 바랍니다. 


민주: 로스쿨 진학을 준비하는 다른 이와 자신을 비교하면서 의기소침해질 수 있는데, 이때 비교기준을 외부가 아닌 ‘자신’에게 맞추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저는 ‘남보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전보다’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것저것에 쫓기다가 당장 눈앞에 주어진 일이나 과제 등을 성가셔하며 대충 해버리고, 나중에는 어느 시점에 해야 할 것만 걱정하고 있는 것은 바보 같은 짓입니다. 사소한 것을 충실히 수행한 것이 합쳐져야 최종적으로 기대하는 결과도 나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 지금 이 순간에 하고 있는 것을 묵묵히 잘하면 결과는 따라온다는 것을 잊지 말고 ‘오늘’에 집중하길 바랍니다.




조성혜(법 14), 황수진(법 15)


* 이 글은 법지 별간호 제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