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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법인/동문

[동문 인터뷰] 런던정경대(LSE) 유학 중인 강소라 동문 (법08)

[동문 인터뷰] 

런던정경대(LSE) 유학 중인 강소라 동문 (법08)



법학부 홍성수 교수가 강소라 동문을 만나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홍성수 교수는 연구년을 영국에서 보내고 있고 마침 영국 런던정경대(LSE)에서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제자를 만난 것입니다. 강소라 동문은 2014년 법학부를 졸업하고, 2014년 9월부터 런던정경대 국제관계학 석사과정에 재학 중입니다.



* LSE New Academic Building 앞에서 강소라 동문



홍성수: 소라야 오랜만이다. 우리가 런던 한 복판에서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참 신기하고 반갑고 기쁘고 그렇네. 대학생 때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몇 년이 지났구나유학 생활하기가 만만치 않지? 외국 학생들과 공부해 보니 좀 어때?

 

강소라: 안녕하세요, 교수님. 대학 생활이 정말 빨리 지난 것 같아요. 제가 교수님의 첫 수업을 수강했던 학생인데, 시간이 이렇게 흘러서 대학원생이 되었다니 신기하네요. 저는 작년 9월에 런던정치경제대학(LSE)에 와서 국제관계학(International Relations)이라는 전공으로 석사 공부를 마치고 지금은 런던에 있는 국제 변호사 협회 (International Bar Association, IBA)에서 인턴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LSE에서 공부 한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제 인생의 도전 중의 도전의 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국제관계학이라는 전공 특성 상, 전 세계 곳곳에서 온 우수한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면서 매 수업 시간마다 자극 받고 도전이 되었습니다.

 

홍성수: 수업은 대체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구나

 

강소라: LSE에서의 석사 수업은 강의와 세미나 시간으로 이루어지는데 특히 세미나 시간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어요. 세미나는 10여명 정도 되는 규모의 소그룹 수업으로 매 시간 관련 주제에 대한 책이나 논문을 읽고 토론하고 발표하는데, 한국에서만 학교를 다녔던 저에게는 사실 낯선 공부법이었습니다. 이런 방식에 익숙한 외국 친구들은 자유롭게 토론에 참여하고 본인의 생각을 말하곤 했지만, 저는 적응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어요. 국제정치학 수업의 첫 세미나 시간은 미리 리딩을 하고 많이 준비한다고 했어도 매우 긴장했던 터라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게 끝나버렸던 기억이 있네요. 토론과 발표 위주인 세미나 시간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하여 더 많이 읽어가고 미리 질문을 생각해가는 등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서 조금씩 적응해 나갔습니다. 영국의 석사 과정이 보통 1년 과정이라 코스 자체가 매우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기 내내 공부에만 집중해야 했고 그 덕에 저 개인적으로는 많이 성장하고 배우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홍성수: 좋은 고생을 실컷 한 셈이구나.

 

강소라: . 그래도 다 끝마치고 난 지금은 마음이 편해요. 작년 9월에 학기 시작한 이후로 마지막 논문 내기까지 한 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었던 나날의 연속이었는데 막상 다 끝나고 나니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흐른 게 믿기지 않네요. 지난 1년은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혀가며 열심히 보냈던 시간이라 앞으로도 계속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홍성수: 소라는 잘 알고 있겠지만, 나도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이 학교 박사과정을 다녔는데, 우리가 이제 동문이 된 셈이네^^ 나도 오랜만에 캠퍼스에 와보니까 감회가 새롭다. 소라랑 동문이 되어서 더욱 뿌듯하고, 기분이 참 좋다. 말 나온 김에 학교 소개도 부탁해.

 

강소라: LSE1895년 설립되었고, 런던정치경제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 and Political Science)라는 학교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회과학분야의 학과들로 구성된 대학입니다. 사회과학 분야 세계 대학 순위에서 최상위권에 있는 대학이고 (2015 QS World University Rankings 'social sciences and management‘ 분야 2), 그동안 16명의 학교 동문과 교수들이 노벨상을 수상하고, 37명의 각국 대통령/수상을 배출했을 정도로 많은 성취를 거둔 대학입니다.

 


               * LSE 도서관. 나선형 계단을 중심으로 서가와 열람실이 배치된 구조가 인상적이다


홍성수: 영국대학이 아니라 '영국에 있는 대학'이라고도 하지?

 

강소라: . 영국 학생들보다 외국학생들이 많은 대학이어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인터내셔널합니다. 재학생들 국적이 140개국이나 되고, 캠퍼스 내에서는 100개의 언어를 들어볼 수 있다고 들었어요. 교수 중 44%가 외국인이고요. 캠퍼스를 지나다니다 보면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친구들과 늘 마주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친구들과 같이 수업을 듣고 팀을 만들어 발표 준비를 하면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이해하고 협력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데 저는 이런 부분이 특히 신선하고 즐거웠습니다.

 

홍성수: LSE에서 공부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이라고 한다면?

 

LSE에서는 공부 할 때 특히 비판적인 분석력을 강조하는데 이는 복잡한 사회 현상의 이면과 근본 원인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게 하고 해결책에 대해 다양한 측면으로 접근하게 도와주었습니다. 이곳에서의 수업은 항상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전제에 대해 왜 그게 당연하지?’ 라는 질문의 연속이었습니다. 항상 Why? 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면서 글을 읽고 써야했고 그 과정 속에서 깊이 있게 사고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홍성수: 지금 하고 있는 국제관계학과정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해.

 

강소라: 저는 여기서 국제관계학을 석사로 공부했습니다. 국제관계학은 국제 정치학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 이론, 개념, 관점 등을 집중적으로 배우는데 특히 LSE에서는 영국학자들의 이론을 많이 접하고 배웠습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은 국제 정치학, 아시아 정치, 국제 정치학 이론 개론, 갈등과 평화 건설이라는 과목이었습니다. 국제 정치학이라는 수업에서는 국가 간의 관계를 설명하는데 필요한 고전 국제 정치학 이론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론들을 통해 국가 간의 갈등은 왜 발생하는지, 또는 국가 간의 협력은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지는지를 배웠습니다. 아시아 정치에서는 특별히 중국, 미국, 일본의 관계를 집중하여 배우는데 저는 그 속에서 대한민국의 위치와 주변국과의 관계, 분단 상황을 고민해 보고 에세이를 썼습니다. 갈등과 평화 건설 수업에서는 국가 간의 전쟁과 갈등 상황을 살펴보고 평화를 재건하기 위한 방법, 정의와 평화의 관계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고요.

 

홍성수: 사실 법대생이 다른 전공으로 바꾸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하구나. 아무래도 대학생 때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부터 얘기를 해줘야할 듯 해,

 

강소라: 저는 숙명여대 법대에 입학하여 법학 심화 과정을 거쳐서 졸업하였기 때문에 사실 국제 정치에 대한 배경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이 공부를 석사로 선택하게 된 계기는 대학생 때 제가 했었던 활동들과 연관이 있습니다. 저는 학부 2학년 시절,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하다가 인권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계속해서 이와 관련된 활동들을 도전하며 경험을 쌓았습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 지부에서 인턴을 하고 UN 모의 인권 이사회에 참여하며 인권에 대한 관심을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또 저의 성격 자체가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고 항상 더 넓은 세계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에 법학 공부 이외의 다른 대외활동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2011년도에는 기아 글로벌 워크캠프라는 대외활동 프로그램에 지원하여 선발되었고 그리스로 파견되어 2주간 15명의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같이 봉사활동을 하며 한 층 저의 시각을 넓히고 돌아오는 계기를 가졌습니다.

 

홍성수: 그리고는 교환학생을 가게 된거지?

 

강소라: . 바로 그 다음 해에는 우리 법대에서 미국 시카고의 Chicago-Kent College of Law의 교환학생으로 선발되어 미국에서 법학 석사 과정인 LL.M.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미국 법에 대해 배우는 것 자체도 새롭고 재미있었지만 그 뿐 아니라 처음으로 외국에서 공부를 하면서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만나 차이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며 제가 좋아하는 일을 새롭게 발견했습니다. 저는 너무 달라 보이는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하나의 가치를 향해 협력하는 일에서 기쁨과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대학생활 때 경험한 활동들을 통해 인권에 대한 관심과 국제무대에서 일하고 싶은 열정을 발견하였고 교환학생 이후에 국제기구에서 인권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국제기구에 대해 알아보던 중 국제기구는 보통 국제관계학 석사를 요구한다는 지원 사항을 보고 이 공부에 대해 관심이 생겨 국제관계학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홍성수: 법학은 학사와 석사를 했고, 국제관계학으로 석사과정을 마친거네. 나도 전공이 법사회학(법학+사회과학)이라, 두 분과를 모두 공부한 소감이 궁금하구나.

 

강소라; 법학을 공부하는 것과 일반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것은 사실 매우 달랐습니다. 문제에 접근하는 사고하는 방식 자체가 달랐는데 사실 제가 매우 법학적인 사고를 한다는 사실을 국제관계학 공부를 하면서 깨달았습니다. 저는 문제가 있으면 해결책을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싶은 법학적 성향(?)이 있었는데, 국제관계학 석사 과정에서는 저에게 해결책을 요구하기보다는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배경과 이론에 대해 연구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저 개인적으로는 공부하면서 제 안에서 자주 충돌되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법학을 공부했던 것이 분명 저만의 사고방식의 기본 틀을 제공해 주었던 것은 틀림없었습니다. 저는 특별히 국제법과 인권에 대한 관심이 있었고 국제정치를 공부하면서 이 분야는 항상 자연스럽게 연결 되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저는 국제정치 공부를 통해 저의 관심 분야에 대해 차곡차곡 배울 수 있었습니다.

 

홍성수: 입학 준비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어?

 

강소라: 입학원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기소개서인데 저는 저만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그리고 최대한 압축적으로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인권에 대한 관심으로 대학생 시절 했던 대외 활동들, 그리고 법학을 공부한 제가 국제 관계학 공부를 하고 싶고 필요로 하는 이유, 앞으로 저의 진로에 LSE에서의 국제 관계학 공부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연결시켜 써내려갔습니다. 대학원 입학 자기소개서도 취업 자기소개서랑 비슷한데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와 저만의 이야기가 잘 녹아서 전개 되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써 보는 게 중요해요. 저는 입학 원서 준비 당시 하루에 한 개씩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여러 번 고쳐서 완성시켰습니다.

 


* LSE 본관 역할을 하는 Old Building 앞에서 강소라 동문과 홍성수 교수



홍성수: 그렇구나. 지금은 석사논문 내고 심사 기다리는 기간이겠네.

 

강소라: 네. 논문 내고 좀 쉬다가, 마침 인턴 기회를 얻어서 이제 막 출근을 시작했습니다. 인턴을 하고 있는 곳은 런던에 있는 국제 변호사 협회 (International Bar Association (IBA))입니다. 국제변호사협회는 네덜란드 헤이그, 미국 워싱턴, 브라질 상파울루 등 전 세계 여러 곳에 있지만 런던 오피스에서 인권 보호와 신장을 위한 일을 메인으로 전담하고 있고요. 저는 이 곳 인권팀 인턴으로 인권 관련 케이스를 조사하고 인권 변호사들의 활동을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의 관심사인 인권 보호와 국제 인권법, 그리고 국제 정치 필드까지 다 연결되어 있는 활동이라 많이 보고 배우고 있습니다. 점심시간에 변호사분들과 같이 밥을 먹으면서 세계 곳곳을 다니며 인권 보호를 위해 했던 법률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데 제가 마치 다녀온 것처럼 가까이서 생생하게 들어볼 기회도 있고요.

 

홍성수: 인턴은 학교 다니는 것 하고는 또다른 좋은 경험이 될거야. 인턴 마치고 나서 계획은 없고?

 

강소라: 저는 저의 관심 분야인 인권분야에 법, 국제 정치를 공부한 배경을 바탕으로 국제무대에서 계속하여 일하고 싶습니다. 법과 국제정치에 대한 지식을 활용하여 인권 보호를 위한 일을 할 생각입니다.

 

홍성수: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도 한 마디 부탁해.

 

강소라: 누구나 말하지만 대학 시절은 이것저것 도전해보기에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나만의 시간도 많고 실패해도 훌훌 털고 일어날 젊음이 있으니깐요. 내가 정말 무엇을 좋아하는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보는 탐구의 시간을 꼭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대학 시절에 관심 가는 분야마다 다양하게 도전해 보았고 모든 도전이 놀랄 만한 결과로 이어졌던 건 아니었지만 그 준비 과정 자체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그리고 대학 시절에는 꼭 긴 방학을 이용하여 더 넓은 세상으로 여행도 떠나보시고 기회가 되면 길게 머물러 보기도 하면서 넓은 세상을 온 마음 다해 느끼고 경험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다름을 온 몸으로 이해하고 배우는 시간은 나의 편협했던 사고방식을 넓히고 세계를 품는 마음을 갖게 합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의 흐름에 휩쓸려서 나를 잃지 말고 때로는 천천히 내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대학 생활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숙명인이라면 모든 할 수 있으니 큰 뜻을 품고 차근차근 나아가세요.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젊음의 시간 많이 행복하고 누리시기를, 그리고 더 큰 꿈을 꾸기 위해 도전을 절대 두려워하지 마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