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法대로(law)

[法대로] 학교 대신 ‘학원’가는 대학생들

학교 대신 학원가는 대학생들

취업준비생 10명 중 4명 취업사교육 경험()스펙 채용과 탈락 피드백 필요해



지난 7월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치인 9.4%를 차지했으며 전년, 동월 대비 0.5%가 상승했다. ‘하늘의 별 따기’라고 불리는 대한민국의 취업경쟁 속에서 대학생들과 취업준비생들은 취업준비 방법에 대한 뚜렷한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취업 사교육을 통해 자신의 스펙을 늘리는 것만이 취업의 유일한 길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 지난 7월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가 취업준비생 7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이 중 44.3%가 사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들이 받는 취업 사교육 분야는 일명 스펙이라 불리는 어학과 컴퓨터 관련 교육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취업 사교육을 받는 이유로는 ‘가장 효과적인 준비방법’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혼자 할 자신이 없어서’, ‘취업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서’라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또한, 조사에 참여한 대다수 대학생은 월평균 30만 원의 사교육비용을 부모님 등 가족의 지원을 받는다고 응답하였다. 사교육비용은 일정한 수입이 없는 대학생들에게는 매우 부담스러운 비용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각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취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센터를 운영하여 진로지도, 어학 및 컴퓨터 특강 등 다양한 강좌와 자기소개서 첨삭, 모의면접, 인·적성검사 특강, 멘토링 등의 여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무료 또는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참가비를 환급해주는 방법으로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도 덜고 있다. 그러나 대학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취업준비프로그램에 대한 학교의 홍보부족과 취업준비센터는 4학년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취업을 준비할 때 찾는 곳이라는 학생들의 선입견으로 인해 학생들의 참여도와 호응이 적다. 학생들은 프로그램이 1~2회의 일회성으로 끝나는 수업이 많아 실질적인 취업지원 효과가 적고, 고학년 위주의 프로그램들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취업 사교육을 이용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결국, 학생들은 기업이 원하는 스펙, 인재상, 인성과 적성을 배우기 위해 사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와 일부 기업에서는 이러한 취업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고자 스펙에서 벗어나 직무능력을 기반으로 한 능력중심채용을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취업준비생들은 탈(脫) 스펙 채용이 취업준비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정부와 기업의 의견에 부정적이다. 대다수 취업준비생은 직무능력이라는 개념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그동안 준비해온 스펙들이 무용지물이 될까 봐 불안하고 오히려 준비해야 할 것이 늘었다는 반응이다. 정부와 기업은 취업부담을 줄이기 위해 능력중심채용을 한다고 하지만 이런 갑작스러운 취업 트렌드의 변화는 학생들과 취업준비생들에게 혼란과 부담감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불러왔다. 청년위원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과도한 취업준비의 부담을 덜기 위해 취업준비생들과 학생들은 바라는 점으로 정부의 ‘능력중심채용문화 확산’과 기업의 ‘탈락자들에 대한 피드백’을 꼽았다. 이 밖에도 정부에 직업상담 및 직업진로지도 강화와 대학의 취업지원 역량 강화, 인턴십을 통한 채용 확대를 원하는 응답도 많았다. 또한, 기업에는 직무 적합형 인재채용 프로그램 도입과 서류전형 최소화를 희망하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한편 정부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취업준비 부담을 덜기 위한 제도의 변화도 필요하지만, 취업준비생들과 학생들의 취업 사교육에 의존하는 태도의 개선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마구잡이식 스펙 쌓기가 아닌 자신의 장점과 특기를 살린 직무역량과 경험을 준비해야 한다. 더불어 졸업이 임박하고 취업준비생이 되어서야 취업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저학년 때부터 진로와 적성에 대해 고민하고 스스로 진로를 준비해야 하는 인식이 필요한때이다.   



박하얀 (법14, 법지 기자)




* 이 글은 법지 별간호 제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